LOBOTOMY CORPORATION
FACE THE FEAR, BUILD THE FUTURE
공포에 직면하여 미래를 창조하라.
제가 군대에 있었을 때 친하게 지내던 후임이
이 게임을 소개해준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그냥 그저 그런 게임이겠거니... 하고
흘려들었는데, 사지방에서 플레이 영상을 보고
'와 이건 갓겜이다!'
하면서 다음 휴가 나가서 이 게임을 할 날을
손꼽아 기다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만큼 한번 빠져들게 되면 헤어나기 힘든
매력을 가진 세계관과 스토리를 갖춘 게임이고,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도 굉장히 신선하고
또 독특하기도 해서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입니다.
「
로보토미 회사에 입사한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
시작은 'X'라고 불리는 주인공이
관리자라는 직책으로
로보토미라는 회사에 입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주인공의 시점으로
'환상체'라고 불리는 미지의 생명체를
관리직이라는 직원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것이 주된 목표입니다.
가령, 이러한 유형의 환상체가 있으면
우리는 본능, 통찰, 애착, 억압이라는
4가지의 작업 방식 중 한 가지를 골라
환상체를 관리함으로써
에너지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추출한 에너지를 통해
환상체의 관리법을 개방하여
더욱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고,
환상체의 E.G.O. 아이템을 만들어
직원을 강화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맨 처음 만나게 되는 '지휘팀'
외에도 여러 가지 부서들을 해금시켜,
좀 더 대량의 에너지를 추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로를 찾는 방법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게임은 대략 이러한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
당신이 직원들에게 가지는 애착,
세피라들이 직원들을 아끼는 정성은
이 장소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립니다.
」
여기까지 보시면 그냥 흔히 있을법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어......
기본적인 틀만 보면 그렇긴 합니다.
일단 그 날 필요로 하는 업무
(에너지 생산량)를 달성하기만 하면
다음 날로 넘어갈 수 있는,
다른 비슷한 장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그런 요소거든요.
하지만 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고 한다면, 직원을 '갈아서' 얻은
경험을 무조건적으로 요구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리트라이를 하게 하는
로그라이크 요소가 있다는 것입니다.
네, 우선 이 게임의 특징은
로그라이크성 요소가
굉장히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환상체로 인해서
내가 애지중지 키우던 직원들이 죽거나,
환상체의 관리법을 몰라서
이것저것 시험해 보다가 회사가 터지거나,
특수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음 날로 넘어가버렸을 때,
나중에 와서 '아차'를 외치며
눈물을 머금고 다시 시작해야만 하는 상황이
어쩔 수 없이 일어나거든요.
아 그래도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아이작이나 데드 셀 같은 로그라이크와는
다르게, 하루하루 저장이 되고
기억저장소라는 시스템으로
5일 간격으로 각인이 됩니다.
영화 소스 코드나, 애니메이션
리제로처럼 말이죠.
그래서 게임이 터졌다고 해서 진짜 게임까지
터트리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의 안전장치는
마련되어 있는 편이니까요.
'뭐야 그러면 로그라이튼데,
세이브 포인트가 있는 거면
어느 정도 쉬운 편에 속하는 거 아냐?'
라고 하실 수도 있는데
어......
게임 초반에는 '그럴 수도' 있는데
후반부터는 절대로 아닙니다.
대략 유저들이 어느 정도 게임에
적응하고 익숙해질 즈음에,
육안으로만 보아도 이상한 녀석이
갑자기 등장한다면,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되는 방식이라
운이 좋으면 게임 중반까지 편하게
진행하실 수도 있고,
운 나쁘면 초반에 뇌절 올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모르면 맞을 수밖에 없는 우리는
그 맞은 경험을 바탕으로만
(공략을 보지 않았을 경우만 가정)
게임을 진행할 수밖에 없기에,
게임의 난이도는 굉장히 높고
그에 따라 이를 공략하기 위해
플레이 타임도 상당 시간 소요됩니다.
그래서 처음 하시는 분들은
게임 마지막 날인 50일을
가기까지 최소 10시간 정도는
걸리실 거고,
특정한 조건을 요구로 하는
각 엔딩들을 모두 보려면
최소 100시간 정도는 잡으셔야 합니다.
쓰다 보니 저도 왜 140시간이나
이 게임을 붙들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제 경우엔 스토리와 세계관,
직원들 커스터마이징과 강화하는
재미, 그리고 MMORPG처럼
파티를 결성해서 레이드 하는 듯한 느낌이
되게 매력적이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아 마지막으로 OST도 한몫했네요.
「
그래 이 정도면 지켜볼 가치가 있겠지.
」
위에서 말씀드린 거와 같이
제가 이 게임에 흥미를 갖고
계속 임했던 이유는 저 4가지가 있습니다.
1. 스토리와 세계관
게임을 만든 제작팀인 Project Moon은,
SCP 재단 등에서 영향을 받아
'환상체'라는 괴물을 관리하는 시점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건 사고들을 다룬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서인지 SCP처럼 저마다의
일련번호를 가진 환상체들이 등장합니다.
또한 스토리와 세계관도
굉장히 깊고 어두우며, 작품 전체에
철학적인 내용도 관철되어 있어
매우 심오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 이러한 느낌의 게임에
흥미를 갖고 계셨던 분들은
재밌게 즐기실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러한 스토리라인도
호불호가 조금 갈립니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기존에 환상체를 관리한다~라는
SCP 재단을 모티브 했다는 콘셉트가,
다소 중심에서 밀려난 느낌을 받는다는
사람들에게서는 조금 아쉽다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2. 직원 커스터마이징과 강화
기본적으로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커스터마이징 이외에도, 유저가 직접
외형을 추가하여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 2D계열의 그림체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이러한 요소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환상체를 관리하여 얻는 PE-BOX로
E.G.O. 무기나 관리복을 구매할 수 있는 것 외에도,
특정 확률로 환상체에게 얻을 수 있는
E.G.O. 기프트로 직원을 매우 강하게
육성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직원들은 최고로 높은 등급의
환상체인 ALEPH급과도 혼자 싸워서
지지 않을 정도의 스펙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직원들을 강화하는 것과
커스터마이징을 하는 것이, 마치
RPG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도 들어
신선하고 재미있었던 것 같네요.
3. 환상체 레이드
MMORPG 게임에서 아주 강력한
보스들을 공략할 때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힘을 합쳐 도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레이드에서는,
딜을 넣고, 탱킹을 하고, 힐을 해주는
각 계열의 직업들이 골고루 분포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요소들이 이 게임을 플레이할 때
굉장히 비슷하게 접목되었던 것 같아
평소 이러한 류의 게임을 즐겨하는 저로서는
굉장히 큰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4. OST
좋은 OST라는 것의 기준은
그 작품의 플레이를 끝마치고 나서도
중독돼서 계속해서 듣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작품 역시 그랬습니다.
한창 군대에 있을 때는, 휴가 나올 때 플레이하고
복귀해서는 계속 영상이나 OST를 찾아보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래는 몇 개의 샘플 OST입니다.
「
왜 전 오늘도 눈을 떠서
제가 하기 싫은 일들을 해야 하는 거예요?
」
이 게임이 재밌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1. 최적화 문제
게임 초반에서는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 문제이지만,
Day를 거듭할수록 렉이 꽤
많이 유발됩니다.
그리고 게임 후반에 들어서서는
관리해야 할 부서들과 환상체들이
많아짐에 따라 프레임 드랍도
심심찮게 일어나고요.
유니티 엔진을 사용한 게임 특성상
멀티 스레드 기능 지원이 빈약하고,
버그가 많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그래픽 설정을 낮추거나, 게임을
껐다 켜주시면 증상이 어느 정도
나아집니다.
물론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요.
2. 불편한 인터페이스
직관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
뭐가 어디에 있는지 한눈에
파악하기가 힘들었고
가시성도 좋은 편이 아니라서
한 화면에 뭐가 엄청 많이
떠있는데 머리가 굉장히
아팠던 기억이 듭니다.
튜토리얼 하는데도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지?'
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3. 난이도
중간에 그만두시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미친 난이도
때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로그라이트 게임이라 다회차
플레이를 요구하는 건 당연하지만,
진짜 이건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어려운 난이도에 하다가 지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재밌기는 해서...
좀 쉬다 오면 어느샌가
다시 스팀에서 게임 실행 버튼을
누르고 있더라구요.
「
이만 무대에서 퇴장해야 할 시간이네.
너와 내가 빛으로 흩어지더라도
잊혀지진 않을 거야.
」
로보토미는 가격이 26,000원으로
평균적인 인디게임 가격보다는 높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제게 3만 원 정도의 여유가 있고
그중 돈이 되는대로 아무 게임이나
살 수 있다고 해도, 전 이 게임 하나만을
살 것 같습니다.
그만큼 돈값은 하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호불호가 갈리는 여러 가지
요소가 게임 내에 많이 등장하지만,
인디 게임 특성상, 특정 유저층 들을
노리고 게임을 개발했기에
모든 유저층을 만족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양산형 게임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요즘 추세에,
이렇게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재밌는 게임이 나왔다는 것만으로
우리나라 인디게임 시장이
많은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다른 게임을 하려고
빛처럼 흩어지기는 할지언정,
영원히 잊혀지지는 않는
그런 게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초코폴리였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긴 글이 되었네요.
그럼에도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대단히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쓰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표시
*썸네일, X, 숲 사진
www.projectmoon.kr/games/games.php?str_no=1
*scp-1471
www.scpwiki.com/scp-1471
*scp 로고
namu.wiki/w/SCP%20%EC%9E%AC%EB%8B%A8
*뉴비 울리는 빠요엔
sports.chosun.com/news/news.htm?id=201706210100175720012558&ServiceDate=20170620
*로보토미 뉴비 만화
twitter.com/withword415/status/973598944868487168?lang=da
*가게수리 짤
twitter.com/december_3_1/status/1209533237577449472?lang=ca
*기억저장소 각인
bbs.ruliweb.com/pc/board/184696/read/21834
*환상체 관리법
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7229912&memberNo=9989180&searchKeyword=%EB%A6%AC%EB%B7%B0&searchRank=170
*Romantic Memories OST
www.youtube.com/watch?v=Bt9n9-3nqok
*First Warning OST
www.youtube.com/watch?v=bDDMv6mPk2o&t=3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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