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비 예비군 후기
지난 10월 말쯤, 수원 10비에 있는
예비군 동원훈련에 다녀왔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훈련 과정은 너무 편했고,
사회에서 일하며 피로에 쩌든 몸을
이곳에서 재충전(?)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평안했던 3일간 이였어요.🤣
무튼 3일차에 걸친 대략적인 훈련 내용과
숙소에서의 생활, 핸드폰 사용과 관련된
궁금해하실 것들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1일차
10비 가는 방법은 1호선 세류역에 내려,
1번 출구로 나와 왼쪽으로 쭉 가시면
정문 게이트가 나옵니다.
들어가진 말고, 앞으로 더 가시면 면회실이 나오는데
거기서 대기하시면 됩니다.
입소시간은 13시까지였는데,
저는 1시간 일찍 12시에 도착했던 것 같습니다.
기다리다가 1시가 되니
예비군 인솔하시는 간부님이 오셔서,
코로나 문진표, 간이검사 그리고 보안서약서를
작성해야 하니 줄 서서 기다리라고 하시더군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분들이
허겁지겁 줄을 스셨는데,
빨리 간다고 해서 혜택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서
그냥 여유롭게 기다리시면 됩니다.
(어차피 빨리 가도 강당에서 대기해야 함)
검사, 작성, 보안어플을 설치하고 나와
훈련장으로 가는 버스에 탔습니다.
가는 도중에 BX를 잠시 들르는데,
첫날에는 과자나 주류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만 구매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목을 좀 축일 겸
음료수만 구매해서 나왔어요!
그러고 강당에 도착해서
다른 분들이 모두 도착할 때까지
계속 대기했습니다.(1시간 정도?)
지루한 대기시간이 끝나고
입소식 예행연습 간단히 한 다음
전투모는 착용하지 않고,
입소식을 진행했습니다.
(모자 없는 분들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저 포함해서...😅)
그리고 2박 3일 동안 가장 중요한
생활관 배정을 했는데요,
다행히 저희는 거의 침대 생활관을 사용했어요!
이름 순으로 배정을 했고,
끝에 열여섯 분 정도만
평상 생활관을 사용하셨던 것 같습니다.
배정이 끝난 후 각자 배정된 생활관에 가서
짐을 풀고 침대 자리를 정하니,
안보 교육이 있어서 전원 모여달라고 하시더군요.
교육은 강당에서 시청각 자료를 시청했는데,
졸아서 무슨 내용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무튼 그렇게 교육이 끝나고
식사 방송이 나와서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식사가 다 끝난 후 생활관에서
핸드폰 하며 좀 놀고 있으려니,
교육이 있어서 전원 모여달라고 하셔서 강당으로 갔습니다.
가서 보니까 화생방 교육이었는데,
방독면을 지참 안 하고 하는 교육이라
뭔가 싶었습니다. (이론만 하는 건가?)
그렇게 교육이 끝나고 교관님이 말씀하시길,
"방독면 상태가 좋지 않아서 가스 체험은
패스하겠습니다."
듣자마자 일동 환호.
이렇게 첫째 날 교육은 모두 끝났습니다.
그러고 나서 샤워하고, 저녁점호 끝내고
10시 완전소등 완전취침... 이긴 했는데,
다들 핸드폰 하다가 12시 넘어서 주무셨던 것 같네요.
(호리미야 봤습니다 - 꿀잼)
2일차
현역 때처럼 기상 방송이 따로 나왔던 건 아니었고,
예비군 여비에 관한 방송으로 기상을 대체했습니다.
그렇게 7시쯤 일어나서 전투복을 주섬주섬 입고
밥 먹으러 가라 해서 식당으로 갔습니다.
나름 일찍 간 것 같은데, 벌써 다 드시고 나오는
예비군 분들이 꽤 있더군요.
뭐지 싶었는데, 메뉴 보고 '아...' 이해했습니다.
단출한 식사를 마치고 생활관으로 와서
씻고 기다리니, 9시에 교육이 있다고 해서
강당으로 갔습니다.
2일차에는 온종일 사격 훈련이 예정되어 있어
오전에는 이론 교육을 하고,
오후에 사격장으로 가서 사격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사격장 가서 보니 K2 쓸 줄 알았는데, M16 쓰더라구요.
자대에서 항상 썼던 총이라 위화감은 없었습니다.
연습, 기록 없이 한 번에
총 10발을 사격했습니다.
들어보니 여기서 점수가 낮게 나오면
저녁 먹고 보충 수업이 예정되어 있다고 해서,
과락만 피하려고 전집중해서 쏘았습니다.
그랬더니 9발 명중...!
덕분에 다른 분들 보충 수업 들을 때
BX 이용 + 다음 날 조기퇴소를 할 수 있었어요.
(근데 BX는 귀찮아서 안감)
그렇게 둘째 날은 사격, 무한대기로
하루가 끝났습니다.
3일차
드디어 집 가는 날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전역하는 날 기분으로 식당 가서 아침을 먹고,
생활관에서 다른 분들이랑 담소를 좀 나누다가
9시에 기지 방호 교육을 들으러 갔습니다.
전날 사격 이론을 들으면서,
기지 방호 영상도 같이 시청했기에 따로 들은 건 없었고
질의응답으로 1시간 정도를 대체했습니다.
저는 공군이긴 한데, 의장 특기라
솔직히 무슨 말씀이 오갔는지 귀에 잘 들어오지는
않더라구요ㅋㅋㅋ
그러고 10시에 교육이 끝난 후 제비 뽑기를 통해
각 생활관별로 청소구역을 나누어 청소를 진행했습니다.
세면실, 화장실, 복도, 건물 외곽 등으로 나뉘는데,
운이 좋으면 해당 생활관은 본인 생활관만
청소하면 되어서 개꿀입니다.
(우리 생활관 대표 나이스ㅋㅋㅋ)
그렇게 청소 좀 하다가 밥 먹고,
강당에 모여서 퇴소식을 진행했습니다.
이때 오신 대대장님이 나이스한 분이셔서
퇴소식 절차 다 패스하고 일찍 끝내주셨습니다.
그리고 하염없이 조기 퇴소 시간을 기다리며,
생활관 분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버스에 탔습니다.
정문으로 가기 전에 BX를 한번 더 들르는데,
이 때는 마음껏 살 수 있으므로
필요하신 물건들 다 사시면 될 것 같아요.
(질레트 노란색 면도날 강추...!)
마지막으로 정문 게이트에서 버스에 내려
집에 가는 것으로 모든 일정이 끝났습니다.
총평
★★★★☆
별 한 개를 깐 이유는
일단 예비군에 갔다는 것 자체와
대기시간을 이렇게 길게 해 둘 거면
굳이 2박 3일 동안 훈련을 할 필요가 있었나...?
의 이유입니다.
나머지는 다 좋았습니다.
밥도 잘 나왔고, 휴대폰 사용도 교육들을 때만
잠깐 제출하는 것 외엔 크게 제한은 없었어요.
교관분들도 굉장히 친절하셨구요.
불려서 억지로 온 거 아니까, 최대한
저희를 배려해 주시려는 게 느껴졌어요.
훈련 참석한 다른 예비군 분들도
통제에 잘 따라주시고
좋은 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편했고, 지루했고,
한 훈련이라고는 사격밖에 없었던
나름대로 재미있었던 3일이었네요.
궁금해하실 만한 것들
1. 가지고 가면 좋은 것
슬리퍼👡 : 다른 후기글 보니 교관님들이 주셨다~ 이런 얘기도 있는데, 저희는 그런 건 없었어서 안 가지고 오신 분들이 조금 고생하시는 모습을 봤거든요.😢(진짜 슬리퍼 없으면 3일 동안 삶의 질 하락..)
첫째 날, 강당 이동하기 전에 BX 이용시간 주시는데, 이때 안 가지고 오신 분들은 BX에서 사시는 걸 추천드려요!
책📚 : 훈련 도중 중간중간 대기가 굉장히 기므로, 책 좋아하시는 분들은 가지고 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저는 1권만 가져갔는데, 2권 가져올걸.. 하고 살짝 후회할 정도였어요)
보조배터리🔋 : 저희가 이용했던 생활관은 콘센트가 많이 없어서, 핸드폰 충전하는데 조금 제약이 있었어요. 2층 침대를 사용했는데, 2층이신 분들은 더더욱 불편했던 것 같더라구요.(제가 그랬음...) 하나 챙겨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이것 외에 수건, 이어 플러그, 헤어 드라이기(생활관에 이미 있긴 함), 여분 옷걸이, 기초 화장품(스킨, 로션), 세면도구, 잠옷 등등 챙겨갔던 것 같아요.
그리고 신분증이랑 본인 계좌번호는 필수로 가지고 가셔야 합니다!
2. 🛏️생활관 침대 쓰나요, 평상 쓰나요? (생활관 인원 배정)
이건 해당 예비군 차수마다 조금 케바케인 것 같아요. 다른 후기글을 보니 평상을 썼다고 하는 차수도 있었고, 침대 썼다고 하는 차수도 있는 걸 보면요.
추측을 해보자면 해당 차수에 온 예비군 인원수에 따라 나뉘는 것 같아요. 저희는 160명 정도가 왔었는데, 거의 모두가 침대 생활관을 사용할 수 있는 인원수라, 침대가 있는 건물을 사용했거든요. 아니면 다른 후기 글에서 봤던 것처럼, 먼저 온 사람들부터 번호표를 배부해서 침대 생활관에 대한 혜택을 줄 수도 있겠구요!
그리고 생활관은 이름 순으로 8명씩 잘라서 배정했습니다.
3. 🧥전투복 없는데 가면 주나요? (or 전투모)
네 주시더라구요. 몇몇 분들이 그렇게 오셔서 전투복을 받아 3일 동안 입으시고, 퇴소하는 날 반납하고 가셨어요. 전투복 없는 분들도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근데 피복 창고 먼지가 좀 많아서 전투복 상태가 그리 좋지 않을 수도...?)
전투모도 거기 있긴 한데, 사이즈가 너무 크거나 작은 것 밖에 없더라구요. 그래서 저희 차수는 그냥 3일 동안 전투모 한 번도 안 쓰고 훈련을 진행했어요. (입소식, 퇴소식 때도 안 씀)
4. 📱핸드폰 사용은 어떻게 되나요?
저희는 교육받을 때만 핸드폰을 뒤에다가 제출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자유롭게 사용했어요. 다만 부대 내에서 위치 정보나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서, 처음에 보안서약서 작성 하면서 보안 어플을 무조건 깔고 들어가셔야 합니다. (안내 책자에 어떻게 하는지 다 나와있고, 또 거기 계신 간부님들이 도와주실 거예요)
음 생각해 보면 저는 거기 있으면서 사회에 있을 때보다 핸드폰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요ㅋㅋㅋㅋ 그만큼 널널하답니다.
5. ⌚조기 퇴소
1. 화생방, 사격 등 훈련 중 좋은 성적을 거둔 사람
2. 헌혈
3. 전년도 예비군 원격 교육을 듣고 시간 차감을 안 받은 사람
4. 생활관 방장
이 정도가 제가 알고 있는 것 중에서 조기 퇴소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분들입니다. (더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근데 저희 차수는 생활관 방장을 따로 뽑진 않아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가산점이 없었고, 화생방도 따로 가스 체험을 한 건 아니어서 오로지 사격으로만 조기 퇴소 여부를 결정했어요. 이것도 차수마다 케바케인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저는 17군번이라 예비군 1, 2, 3년 차를
코로나로 인한 대체훈련으로 온라인으로 수강했고,
요번 4년 차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2박 3일 훈련에 참여했습니다.(ㅋㅋ개꿀)
마지막까지 꿀을 좀 더 빨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다녀와보니
다른 부대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에 대한
썰을 듣거나 풀 수도 있었고,
여러 사람들과 만나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나름대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요즘 장병 분들 월급도 많이 오르고
휴대폰 사용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등등
여건이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가보니까 군대는 군대더라구요.
본인이 원할 때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억제할 수밖에 없는 장병 분들에게
이제서야 나름 걸맞은 대우를 해주고 있는 한편,
안쓰러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항상 나라 지킨다고 고생 많으시고,
지금 예비군이거나, 앞으로 예비군이 될 분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을 것 같네요.
이상 초코폴리였습니다.
으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어요.
건강 유의하시고, 저는 다음 글로 다시 찾아뵐게요 :)
음 원래 중간중간 AI 삽화라도 끼어넣어서
좀 다채롭게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아직 미숙한 나머지,
글만 띡 있는 밋밋한 포스팅이 되었네요😅
나중에라도 추가해서 글 수정을
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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